인생이 행복한 이유 중에 80프로가 드래곤볼 때문이었어요.
-이상화 남편 강남-
몇 달 전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났다. 소식을 접한 순간 기분이 아주 묘했다.
마치 내가 알고 지내던 사람이 돌아가신 거 마냥 마음이 안 좋았다. 내 유년기 아니 일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준
만화인데 이 제는 정말 돌이킬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.
드래곤볼을 생각하면 그냥 내 어린 시절 자체였다. 동네 문방구 앞에서 뽑기로 뽑은
작은 손오공 인형을 들고 미용실로 가서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했던 게 내 이발에 대한 첫 기억이다.( 결과물은 물론 귀두컷이었다).
이처럼 드래곤볼은 늘 나와 함께했다.
아빠가 형 생일선물로 사줬던 드래곤볼 35권
7살 무렵 아빠랑 형 손잡고 용산전자상가에서 구매했던
초무투전 2 외할머니가 뉴코아 백화점에서 사주신 초무투전 3
드래곤볼 GT 가 동네 비디오가게에 없어 옆동네 비디오가게까지 한참을 걸어 빌려왔던 기억
(동네에 새로운 비디오가게가 생겼을 때 오픈준비부터 드래곤볼 GT가 있냐고 몇 번이고 물어봐서 1번으로 회원등록을 해주셨었다.)
몇 번 잃어버릴때마다 몇 번을 다시 샀던 문방구 조립식
만화책방에서 빌려보던 드래곤볼 단행본
컬러로 본다는 게 신기했던 드래곤볼 극장판
어느 친구집을 가도 하나씩 있어 부러워했던 드래곤볼 피규어
어릴 적 기억 속에 항상 녹아있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드래곤볼에 대한 추억들
90년대 종결된 작품이고 이후에 나온 토리야마 아저씨 작품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
완벽한 오리지널에 새로운 드래곤볼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.
유년시절도 그렇고 드래곤볼도 그렇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이 나를 슬프고 먹먹하게 만들었다.
그런 와중에 유튜브에서 강남이 했던 말이 참 와닿았다. 내 인생이 행복한 이유 중에 80프로가 드래곤볼이었다.
물론 과장이 덫 붙여진 말이라는 걸 알지만 어떤 마음인지 너무나도 알 것 같았다.
강남의 친구들처럼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우울하고 아쉬운 마음은 영원히 가시지 않을 것 같다.
토리야마 아저씨 재미난 작품으로 제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.
앞으로도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게요. 기도하겠습니다.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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